부흥교구 안은자 구역장
저는 어려서 어머니를 따라 교회에 가본 적은 있었지만 학생 때부터 청년 시절까지 하나님을 모른 채 살다 보니 믿지 않는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별문제 없이 살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첫 아들이 백일 정도 되었을 때 밖에서 아들을 업고 서성이는데 교회 종소리가 제 귀에 갑자기 크게 들려오면서 교회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아무런 준비 없이 아기를 업고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시부모님과 시누이, 시동생과 함게 살았기에 교회가 왠지 제 피난처인 것 같았고 목사님 말씀을 듣다보니 하나님만이 제 편이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점점 교회 가는 날만 기다렸고 성경책을 읽다보면 너무 신기하고 재미있어서 밤을 새울 때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일 년 정도 지나 세례를받은 후부터 핍박이 시작되었습니다. 집안에 무슨 일이 있으면 제가 교회에 다녀서 그렇다고 하고 시누이, 시동생이 잘못해도 교회와 저 때문이라며 핍박을 했습니다. 그 당시 저희 시어머님은 무당집을 내 집처럼 다니시며 굿을 하는 날이면 몇 날 며칠 집에는 오지도 않으셨고 무당과 언니, 동생하시면서 굿일을 도우시는 분이셨는데 제가 교회에 다니니 얼마난 미웠겠습니까! 핍박은 계속되었고 결국은 시어머님이 "그렇게 말 안 듣고 교회를 가려거든 너희 친정집으로 가라" 고까지 하셨습니다.
저는 그런 상황에서 시어머님과 타협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제가 교회에 안 나가는 대신 큰 절에 가겠어요. 그렇지만 어머니 다니시는 무당집에는 안 갈래요." 라고 했더니 어느 절에 가겠냐고 물으셨습니다. 절에는 가본 적도 없고 아는데도 없는데 순간 제 입에서 "용두사에 가겠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시어머님은 "그럼 내일 당장 절에 가서 이름을 올리고 오자" 라고 하셨습니다. 그날 밤 저는 어찌할 바를 몰라 두서없이 "하나님! 저는 교회에 다니는 게 너무 좋아요. 그런데 내일 절에 가야 해요. 가정의 평화를 위해 절을 택해야 하는 건가요?" 하며 기도했습니다.
그 다음날 저는 시어머님, 시누이와 함께 셋이서 용두사에 갔습니다. 시어머님이 시키는 대로 두 손을 합장하고 절을 하려는 순간 웅장한 불상들이 제 머리 위로 쏟아지는 것 같아 밖으로 뛰쳐나왔습니다. 저는 가슴이 떨리고 다리가 후들겨려서 땅바닥에 그만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얼마 후 시어머님이 절하는 걸 다 마치고 나오시더니 "네가 이 절에 오자고 해서 왔는데 부처님한테 절도 안핳면 어떻게 하냐?" 고 한소리 하시고는 사무실에 가자고 하셨습니다. 사무실에서 한 스님이 우리 절에 처음 오셨냐며 이름, 생년월일을 적으시더니 초하루나 보름에는 꼭 절에 와야 된다면서 궁금한 것이 있으면 물어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 순간 '기회는 이 때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사실 저는 세례 교인이에요." 라고 말하자 스님이 깜짝 놀라며 그런데 왜 우리 절에 오셨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래서 "사실 저희 시어머님 때문에 오게 됐어요. 제가 교회를 다녀서 집안에 되는 일이 없대요" 라고 마치 하나님께 고자질하듯이 그 동안의 핍박을 다 털어 놓았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스님은 이야기를 다 듣고는 시어머님을 보면서 "그러지 마세요! 저는 불도에 몸을 담고 있지만 성경책을 볓 번이나 완독했어요. 불경도 성경에서 인용한 내용이 많습니다. 하나님 믿도록 놔두세요" 라고 말한 후에 저를 보면서 우리 절에 안 와도 되니 교회에 열심히 다니라고 하는 것입니다. 식구들 이름 적은 건 지울 테니까 걱정 말라고 하는 순간 저는 마음 속에서 '하나님, 감사합니다! 이렇게 역사해 주시는군요" 라는 탄성이 나왔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가 잘 알지도 못하는 용두사를 제 입술을 통해 말하게 하셨고 절에서 만난 한 스님을 통해 교회에 나갈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신 것이었습니다. 그 때부터 시어머님의 핍박은 끝이 났고 저는 아무런 문제없이 교회에 나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시누이들과 시어머님도 구원해 주셔서 지금은 서울에 있는 교회에서 신앙 생활을 잘 하고 계십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