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학업으로 이어졌습니다. 공부에 아무런 관심도 없던 저였는데 공부에 흥미를 가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성적은 자연스럽게 상승하기 시작했고 전공 실습 성적도 과에서 최상위권에 속하게 되어 고등학교 입학 후 3년 연속 성적우수자로 선정되었습니다. 장학금을 지원받게 되어 부담스러운 학비를 해결할 수 있었고 덩달아 집안 사정도 함께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이 지긋지긋한 시련도 조금씩 마무리를 짓는 듯했습니다.
그런데 고등학교 2학년 무렵 늘 저를 위해 기도해 주시던 어머니로부터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몸이 안 좋아 병원에 다녀오셨는데 검사 결과 당뇨병이 심각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의사 선생님은 저의 어머니에게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몸에 성한 곳이 없다며 당장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하시면서 치료를 하지 않으면 얼마 못 가 죽게 될지도 모르는데 왜 이제야 병원에 왔냐며 질책했다고 했습니다. 저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에 당황스럽게만 했습니다.
결국 어머니의 건강 악화와 저의 가정의 경제적 형편을 보며 저는 그동안 열심히 준비하던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취업으로 목표를 전향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바라며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후 고등부 수련회가 다가왔습니다. 저는 이번 수련회에서는 반드시 하나님께 응답을 받겠다는 마음으로 찬양하는 시간이나 기도하는 시간이면 무조건 제일 앞자리에 나가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던 수련회 성령대망회 시간에 쌓여있던 답답함 때문인지 기도가 시작될 때부터 눈물이 마구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주님께 모든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목이 다 쉬어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기도하고 또 기도했습니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고 일어서기도 힘겨울 정도로 지쳐 있던 중 주변의 소리가 잠잠해 지더니 한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내가 너를 위해 모든 길을 열어 놓았으니 너는 그 길을 따라오기만 해라!" 전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그 전에도 몇 번이고 하나님께 기도를 했지만 그떄처럼 생생하게 들려온 하나님의 응답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환청을 들은건가 싶어 당황한 순간 음성은 다시 한 번 들려왔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결코 내 말을 의심치 마라!" 온몸에 힘이 빠지고 다시 눈물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제가했던 기도를 하나님께서는 전부 듣고 계셨다는 안도감과 더불어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는 사실이 너무 기뻣기 때문입니다.
3학년 2학기가 되어 근무하게 될 회사를 선정하던 중 놀라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무려 20년만에 은행에서 고졸 출신 행원을 채용한다는 소식이었습니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상업고등학교 학생뿐만 아니라 공업고등학교 출신 학생도 함께 채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은행에서 공업고등학교 학생을 정식 직원으로 채용했던 적은 지금껏 유래가 없던 일이었습니다.
저는 주님께서 열어 주신 길이 바로 이 길임을 확신하여 과감히 지원했습니다. 결과는 기업은행에 합격이었습니다 .이것은 결코 단순히 운이 좋아 가능한 일도 단순히 우연히 된 일도 아니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은행과 몇몇 대기업에서는 몇 년 전부터 고졸자를 채용하게 위해 대졸 신입 공채에 고졸자를 몇 명씩 썪어서 채용해 보는 등 준비를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주님께서 제가 기도로 간구하기 이전부터 저의 모든 필요를 아시고 이미 모든 준비를 마치시고 기다리고 계셨던 것입니다. 또한 주님께서는 저를 전국의 내로라하는 수재들이 모인 110명의 입행 동기 중에서 대표로 세워주셨고 중요한 교회 일정과 은행의 교육이 겹쳤을 때에는 아무런 불이익 없이 교회의 일정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해 주셨으며 인생으로나 신앙적으로나 배울 점이 많은 훌륭한 선배님과 만날 수 있게 해주시는 등 계속해서 저를 인도해 주셨습니다.
저에게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많이 남아 있지만 이 또한 결국 하나님께서 예비해주시고 해결해 주실 것을 믿습니다. 그리고 너무 힘들어서 주저앉고 싶은 순간마다 저에게 말씀을 통해 용기를 주신 위임목사님과 목사님들 선생님들과 소망교구 가족들 그 누구보다 고생하시면서도 언제나 교회와 자녀를 위해 기도의 삶을 사신 어머니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올려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