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계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현제 기업은행에 재직 중이며 초등2부 교사로 봉사하고 있습니다. 스무 살이란 나이에 은행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제게 다음과 같이 물어봅니다. "학교 다닐 때 공부를 잘 했니?"부터 시작해 "어떻게 해서 은행에 들어갔니? 부모님이 기업은행에 아는 사람이 있니?"까지 정말 다양한 질문을 받았지만 저는 결코 남보다 특별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남들보다 성적도 한참이나 뒤처져 있었고 그렇다고 특별한 재주나 외모를 갖고 있었던 것도 아닌 패배자에 가까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선 저에게 많은 은혜와 기적을 행하여 주셔서 저는 힘들었던 과거를 극복하고 은행에 합격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어릴 적 아버지가 다니시던 직장에 부도가 났습니다. 한순간에 실직자가 되어 버린 아버지는 우리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주야로 뛰어다니며 돈을 벌어 오셨고 어머니도 부업을 시작하셨지만 그것만으로 저희 다섯 가족이 먹고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빚은 점점 늘어만 갔고 결구 법원에서 재산을 압류하겠다는 통지서가 날아왔습니다. 어머니는 저와 어린 동생들을 이끌고 매일 교회에 찾아가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이러한 어머니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셨는지 간신히 압류까지는 피할 수 있었지만 힘든 집안 사정은 벗어날 기미가 보이질 않았습니다. 각종 생활비를 납부하지 못해 전기가 끊겼고 한겨울에는 가스마저 끊겨 부탄가스로 취사를 해야만 했고 이불을 2-3개씩 덮고 잠을 자야 했습니다. 밤이면 부모님의 말다툼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애써 안 들리는 척하며 다시 잠들려고 노력해 봤지만 잠은 쉽게 오질 않아 답답한 마음에 이불 속에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부모님도 부모님이었지만 무엇보다 제게 이런 시련을 주신 하나님이 너무도 원망스러웠습니다. 나름대로 교회를 꼬박꼬박 열심히 다녔고 힘든 사람을 보면 누구보다 열심히 도와주었으며 주일학교에선 성가대로 봉사활동도 하는 등 성실히 신앙생활을 해왔던 제가 이런일을 겪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도 억울하고 화가 났습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나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저의 소심하고 조용한 성격 탓이었는지 같은 반 친구들에게 따돌림과 학교폭력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해가 지나면 나아지리라 생각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3학년이 되어서는 그동안 쌓여온 스트레스와 우울증으로 인해 공황장애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저에겐 믿음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저를 기피하고 싫어하는 것 같아 사람만 보면 호흡곤란 증상에 빠져 버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두 달 동안 학교를 쉬게 되었습니다. 집에만 있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주일예배와 철야예배만큼은 절대 빠질 수 없다는 생각에 무리를 해서라도 예배에 무조건 참석했습니다. 예배 도중 호흡곤란 증상으로 쓰러지고 병원에 실려 가기를 반복했지만 교회를 나가는 것만큼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저의 공황장애를 호전시켜 주셔서 저는 다시 학교에 나갈 수 있게 되었고 무사히 고등학교에 진학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중등부에서 실시한 대만비전여행에 참여할 사람을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힘든 집안 사정으로 경비를 낼 수 없었지만 하나님꼐서는 어머니의 노력과 당시 중등부 목사님과 선생님들의 적극적인 기도와 도움의 손길을 통해 비전여행에 참여할 수 있게 해 주셨습니다. 힘들고 어렵게 참여한 대만비전여행에서의 하루하루는 즐겁고 놀랍기만 했습니다. 특히 대만의 교회를 방문했을 때 힘겨운 상황속에서도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대만의 성도들을 보면서 저는 그동안 너무 편하게 신앙생활을 해왔던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하며 제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3일 정도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비전 여행을 다녀온 후 제 삶에는 놀라운 변화가 있었습니다. 바로 아무런 꿈도 없이 살던 제가 더 큰 세계로 나가보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