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기도에 반드시 응답하시는 하나님

3교구 조인오 지역장

2007년을 보내고 새롭게 2008년을 맞이하는 송구영신예배를 드리면서 새해 소원을 놓고 기도하던 저의 심정은 매우 절박했습니다. 저마다 새해 가족의 건강과 무탈 그리고 풍성한 복을 기원하는 모습 속에는 희망과 여유로움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 여유가 없었습니다. 저는 더 이상 버틸 힘이 남아 있지 않았습니다.

 저를 그토록 절박하게 했던 문제는 바로 결혼 이후 기도해온 남편의 신앙 회복이었습니다. 남편은 미션스쿨을 나와 청년시절 신학교 1학년 까지 다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만 시험에 빠져 믿음을 잃고 말았습니다. 워낙 성경을 다독한 사람인지라 성경을 저 보다도 훨씬 많이 알고 있던 남편이었지만, 남편은 믿음을 잃은 후 늘 술에 취해 살았습니다. 어쩌다 마음을 굳게 다짐하여 교회에 와서 예배를 드려도 예배가 끝나고 성전 밖에 나가면 다시 술을 찾곤 했습니다. 그런 남편과의 관계가 좋을 리가 없었고 자녀들도 남편으로 인해 마음에 상처를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역장의 사명까지 감당하는 저의 가정이 지역 식구들에게 본이 되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습니다. 신앙생활을 그토록 오래 해 왔건만 남편은 요지부동 변하지 않고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하나님! 이대로 더 이상은 살 수 없습니다. 정녕 이렇게 남편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차라리 제 목숨도 가져가세요!”라고 저는 뼈마디 마디가 다 저리도록 몸부림치며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동안도 남편을 위해 기도를 해왔지만 그 때처럼 온 몸과 마음을 다해 기도해 본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기도를 드린 후, 얼마 있지 않아 구정연휴가 찾아왔습니다. 남편이 제게 기도원에 가겠다고 했습니다. 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지만 말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짜로 혼자 기도원에 올라갔습니다. 남편은 3일 간을 금식 기도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그 후로 술을 입에도 대지 않는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남편은 하루도 술에 취하지 않은 날이 없었는데, 정말로 그 이후로는 술에 취한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게다가 하루에 두 세갑씩 피던 담배도 완전히 끊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마지막이라는 마음으로 목숨을 걸고 부르짖었던 저의 기도에 응답해주신 것입니다. ‘기도는 길어도 응답은 순간이다’ 라는 말처럼 10년을 넘게 기도해왔던 문제가 순식간에 응답되어진 것입니다. 이렇게 남편이 변화되자 저는 물론이고 저희 집 딸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 말로다 할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딸들과 함께 아빠를 위해 기도를 하다가도 하나님께서 별 응답을 주시지 않아 낙심하여 있을 때면, 오히려 딸들은 제게 용기를 주며 하나님께서 반드시 아빠를 변화시켜주실 거라며 믿음을 불어넣어주곤 했습니다. 남편은 정말 확실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뒤로 박순애 전도사님 간증집회에 참석한 남편은 뭔가 크게 결단을 한 듯 서슴없이 100일 성경통독 새벽기도회를 작정하였습니다. 그런 남편을 보면서 저 또한  하나님께서 남편의 술과 담배를 끊어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남편과 함께 100일 성경통독새벽기도를 작정하고 하나님께 믿음으로 새로운 기도의 제목을 내어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