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교구 최금숙지역장

 

 

 

 1994년 6월, 저는 결혼한지 한 달만에 본교회에 다니시던 시어머니의 인도로 하나님을 영접하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시어머니께서 교회에 나가자고 하셨을 때, 저는 어머님께 성경 책 앞 겉표지 바로 뒤에 나오는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이 언제 쓰이는 지 여쭈어보았습니다.

시어머님은 교회가면 항상 쓰는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어머님께 “그럼, 교회 나가기 전에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은 외우고 가겠습니다”하고 말씀 드렸습니다.

약속대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다 외운 후 저는 처음으로 본 교회에 시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나오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를 구원하시고자 이미 계획을 다 세우고 계셨던 것입니다.

저는 그 뒤로 철저히 예배를 드리며 성경도 공부하고 그해 7월 침례 받은 후 철야예배 때 성령세례도 받았습니다.

눈을 감고 기도를 하면 늘 십자가가 보이는 은혜 가운데 제 신앙은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2001년 12월부터 저는 지역장으로 사명을 감당하게 되었습니다.

귀한 사명을 받은 저는 행복한 마음으로 지역장 직분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늘 행복해 하는 저를 본 주변사람들은 제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일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저는 주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감당하며 사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사실 가정형편은 그리 넉넉하지도 않았고 가게 안에 붙어있는 방 한 칸짜리 집에 살았지만, 저는 별로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역식구들에게 그런 저의 형편이 본이 되지 못한다는 생각에 지역장을 하는 3년 안에 제대로 된 집을 주실 것을 기도드렸습니다.

그렇게 믿고 3년이 다 되도록 기도를 했으나 하나님께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으셨습니다.

 

 

3년이 다 되던 해 마지막 달 12월 25일, 저는 성탄예배를 드리면서 전혀 응답이 없으셨던 하나님께 화가 났습니다. 어린아이처럼 하나님께 투정 섞인 말만 늘어놓았습니다.

‘이제 일주일 밖에 안 남았는데, 하나님께서 어떻게 무슨 수로 집을 주실 수가 있겠어!' '하나님은 내 기도를 안들어 주시려나봐!’ 그렇게 저는 잔뜩 하나님께 심술이 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해 마지막 주간을 보내던 어느 날 같은 교구에 사시는 지역장님께서 저희 집에 놀러오게 되었습니다.

 

 

저희 집을 처음 와보신 그 지역장님은 ‘이렇게 힘들게 사는 줄 몰랐어요’하며 울며 기도를 해주셨습니다.

그러시더니, 당신이 살던 집을 내놓았는데 이사 오지 않겠냐고 하였습니다. 저는 가고는 싶지만, 보증금이 전혀 없다고 했습니다.

 

 

지역장님은 남편분과 상의해보겠노라며 돌아가신 후 다음 날, 연락을 해주셨는데 ‘그럼, 보증금은 관두고 월세만 내고 살아요’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너무나 행복해서 하나님께 감사하다는 기도만 드렸습니다. 그날이 바로 그 해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도 잠시 갑자기 그쪽 지역장님의 시어머님께서 전화가 오셔서 그렇게는 힘들다는 의향을 비추셨습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그럼 그렇게 하겠노라며 힘없이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날 밤, 저는 하나님께 ‘왜, 주셨다가 다시 빼앗아가시냐’며 속상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화가 난 채 잠을 청했는데, 성령님께서 새벽에 저를 강권적으로 흔들어 깨우시더니 기도를 시키셨습니다.

 

 

저는 제 의지와 상관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하나님께 울며 기도를 드렸습니다.

하나님을 신뢰하지 못하고 지금까지도 환경이 어렵다고 낙심하지 않았던 제가 이런 문제 하나로 하나님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드린 것이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동안 함께 해주신 은혜도 잊고 하나님을 의지하지 못하고 원망하며 속상해했던 저의 모습을 철저히 회개하였습니다.

 

 

그 때 처럼 하나님께 죄송했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회개기도를 드린 이후,

집이야기를 꺼내셨던 지역장님 내외분이 저희 집을 찾아오셨습니다.

 

두 분이 기도를 하시는데, 하나님께서 마태복음 18장에 나오는 일만 달란트 빚진 자가 주인으로부터 모두 탕감을 받고서도 그에 비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작은 백 데나리온을 자신에게 빚진 사람을 용서해주지 못함을 책망하신 말씀을 통해 깨달음을 주셨다며 당신 집에 그냥 와서 무상으로 살라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했지만, 하나님의 뜻이니 거절하지 말라고 하여 돈 한푼 없이 넓은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최고의 것을 주시려고 저를 더 기다리게 하셨는데 저는 그것도 모르고

하나님을 실망시켜드렸던 것이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그후로 저는 무엇이든지 기도하면 끝까지 인내하는 법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우리의 간구를 잊지 않으시는 하나님을 찬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