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평교구 이후자 구역장

 
저희 가족은 제가 10살 무렵부터 어머니의 전도로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교회에서 주는 선물이나 선생님의 칭찬이 좋아 전도를 열심히 하였고,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전도사님이 좋거나 친구들이 좋다는 이유로 교회에 빠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저의 신앙은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지 못하고 그저 분위기 때문에 그리고 지식으로만 하나님을 아는 정도였습니다.

 
그러다 대학에 들어가 기독교 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방학을 이용해 전도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 곳곳에서 복음을 전할 때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제게 예수님이 누구시며 나를 위해 이 땅에 왜 오셨는지 알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십자가와 부활의 의미를 깊이 깨닫게 하시고 기도 중에 하나님께서 저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 말씀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전도여행을 마치고 학교 선배들과 함께 기도할 때는 방언도 받게 해 주셨습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때 제 내면에는 정작 중요한 성경말씀이 없었습니다. 말씀을 가끔씩 읽기는 했지만 수박 겉핥기식이었고 지식만 쌓일 뿐 말씀을 통해 예수님을 체험하지 못한 것입니다. 이러한 시간들이 쌓여 어느덧 은혜를 잃어버리게 되자 점점 교회와 멀어졌고 결국 교회를 더 이상 나가지 않게 되었습니다. 저는 믿음을 가진 사람을 만나 가정을 이루는 것이 얼마나 축복받은 것인지조차 몰랐기에 교회에 다니지 않는 남편과 결혼했고, 그러자 교회에 다시 가는 것은 더욱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몇 년의 시간이 흐른 후, 저보다 먼저 결혼한 동생의 3살 된 아이가 탈장으로 병원에 갔다가 심장병이라는 청천벽력같은 진단을 받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는 사랑하는 조카의 아픔을 지켜보는 것이 고통스러웠지만 여전히 교회에 가지 않고 이따금씩 조카를 위해 기도할 뿐이었습니다. 조카가 그렇게 아파하기까지 1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는 첫 아이를 임신하게 되었고 그제서야 동생이 조카로 인해 얼마나 마음 아파했을지 그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조카는 천국으로 떠났고 저는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는 고통을 지켜보면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삼산동으로 이사 온지 얼마 되지 않아 임신을 하게 되었기에 주위에서 가장 큰 우리교회 말고 다른 교회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이미 알고 있던 우리교회에 스스로 찾아와 예배를 드리며 하나님께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짧은 순간에 조카가 떠나고 저에게는 사랑하는 아이가 생기면서 제가 교회를 떠났을 때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얼마나 아프셨을지, 그리고 다시 돌아왔을 때 하나님이 얼마나 기뻐하셨을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신앙생활을 다시 시작한 제게 하나님께서는 너무나 좋은 지역장님과 구역 식구들을 만나게 해 주셨습니다. 온유한 지역장님은 새로운 교회가 낯설었던 저를 항상 먼저 찾아와 보듬어 주셨고 구역 식구들은 부침개 한 장만 부쳐도 서로 함께 나눠 먹으며 모여서 구역예배를 드렸습니다. 첫 아이를 가져 여러 가지 서툴고 힘들었던 저를 너무나 큰 사랑으로 감싸 주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다 보니 나중에 나도 꼭 이렇게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소망을 품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아이들이 선교원에 갈 만큼 자라게 되자 저는 교회에서 열리는 말씀교육에 빠짐없이 참여하였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님께서는 ‘네 지경을 넓히라’는 말씀을 주시며 말씀을 배우고 신앙생활을 하는 모든 목적이 하나님을 알아가는 데에 있음을 깨닫게 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을 통해 40일 작정 새벽기도를 권면하시고 지키게 하셨습니다. 처음으로 해 보는 새벽기도라 쉽지 않았지만 기도하라는 하나님의 뜻을 신뢰했고, 저의 노력만으로는 할 수 없음을 인정하며 믿음으로 인내했습니다. 그렇게 기도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동안 삶이 평탄했던 것이 축복이 아니라 제가 하고 싶은 대로만 살아왔기 때문임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저는 혼자만 편하게 사는 것만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나의 모습과 예수님의 고난을 알게 되면서 많은 눈물을 흘리며 회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는 날 구원하신 하나님의 사랑에 감사하며 날마다 그 마음을 더 깊이 알아 가기를 원합니다.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보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삶을 살고 싶고, 무엇보다 아이들을 끝까지 다시 오실 예수님을 신뢰하는 믿음을 가진 사람으로 키워내기를 소망합니다. 지금까지 하나님을 떠났던 저를 아버지의 마음을 깨달아 돌이키게 하시고 다시 오실 예수님을 고대하며 그 고난에 참여할 믿음을 주신 하나님께 모든 사랑과 찬양을 올려 드립니다.

박스내용 : 하나님을 떠났던 저를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게 하셔서 교회로 다시 불러 주시고 내가 원하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 다시 오실 예수님을 고대하는 삶을 살아갈 믿음의 결단을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