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교구 노현숙 구역장

 
실종된 조카를 찾기 위해 베트남 현지 선교사님을 만났다가 숙소로 돌아가는 길에 조카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조카를 찾은 사람은 베트남의 경찰이라고 할 수 있는 공안이었습니다. 그 사람은 현지 선교사님의 단체연락을 받고 자신의 핸드폰에 뜬 실종자 사진과 비슷한 한국인이 경찰서에 있다는 것을 알려 주었습니다. 그는 한국에서 일했던 경험 덕분에 한국말을 조금은 할 수 있어서 조카와 대화를 했고 우리가 찾는 사람이 맞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입니다. 연락을 받자 저와 남편은 곧장 큰언니에게 조카를 찾았다는 전화를 하고 경찰서로 달려갔습니다.

 
경찰서에 도착해 보니 조카는 그야말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상태였습니다. 조카는 물을 계속 머리 위로 뒤집어쓰거나 혼자서 누군가와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멈추게 하면 할수록 격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진정부터 시켜야겠다는 생각에 조카를 붙들고 방언으로 기도하였고 남편도 믿음 생활을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곁에서 함께 중보기도로 도왔습니다. 거의 30분가량을 경찰서가 쩌렁쩌렁 울릴 정도로 부르짖으며 방언기도를 하자 어느 순간 조카가 눈을 뜨며 이모가 여기에 어떻게 왔냐고 물어보기까지 했습니다. 저는 이것저것 설명하기 보다는 바로 조카가 예수님을 영접할 수 있도록 영접기도를 시켰습니다. 입술로 기도를 따라하며 예수님을 영접한 조카에게 이제는 보혈찬송을 따라 부르라고 했습니다. 한편 옆에서 중보기도로 도와주고 있던 남편에게는 선교사님께 연락하라고 하였습니다. 얼마 후 선교사님이 오셨고 선교사님이 베트남에서는 큰소리로 기도하는 것이 위험할 수 있기에 장소를 옮기자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경찰서에서 조카를 데리고 나와 조카가 머물던 숙소로 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짐을 챙겨 선교사님을 따라 베트남에 있는 순복음교회로 갔습니다. 저희 부부는 선교사님 그리고 현지 교인들과 함께 조카를 붙들고 7~8시간을 계속해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도하는 동안 조카는 갖가지 난동을 부릴 때도 있었지만 결국에는 잠잠해졌습니다. 아직 완전히 정상은 아니었지만 조카는 저와 남편의 말만은 잘 들었습니다.

 
조카의 상황은 일단락되었지만 한국까지 무사히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되었습니다. 아직은 조카의 몸 상태가 일반인과 달라 비행기 탑승이 거부될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비행기 편을 구하며 한국에 있는 언니들에게 조카를 한국까지 잘 데려갈 수 있도록 기도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감사하게도 하나님께서는 선교사님을 통해 우리나라 항공사 직원에게 사정을 알릴 수 있게 해 주시고 한국인 승무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자리까지 예비해 주셨습니다. 너무나 평안한 환경이었고 조카도 우려와 달리 아주 얌전하게 한국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 도착하자 조카를 기다리며 새벽까지 기도하던 두 언니가 공항에 마중 나와 있었습니다. 저는 온통 조카의 행방을 찾는 데에만 열중한 탓에 한국에 도착해서야 우리교회에 연락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 후 교구장님의 헌신적인 도움으로 저는 큰언니와 조카를 데리고 예배에 참석하기 시작했습니다. 베데스다에서 예배를 드리고 철야를 하며 기도하기를 시작할 때만 해도 조카는 여전히 환청으로 인해 괴로워했습니다. 하지만 저희는 끊임없이 모든 예배에 참석했고 기도원에 들어가 간절히 부르짖으며 기도하였습니다. 그러자 조카는 모든 매임에서 벗어나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배에 열심을 내는 청년으로 변화되었습니다. 할렐루야!

 
조카의 일은 많은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켰습니다. 가장 먼저 하나님을 부정하고 우상을 섬겼던 큰언니가 하나님의 자녀로 거듭나게 되었고, 저와 함께 조카를 찾아나선 남편은 기도하는 과정을 통해 믿음이 자라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베트남 현지 교회에서 조카를 위해 같이 기도했던 성도님은 믿음의 확신을 갖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8년간 임신하지 못하던 상태에서 임신하는 놀라운 일을 경험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제게는 하나님에 대해 더 깊이 경험하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저의 하나님은 제2의 삶을 주시고 삶의 모든 부분에 걸쳐 간섭하시며 기다려 주시는 분이십니다. 이제는 제 자신조차 모호해하는 하나님이 아니라 확실하게 경험하게 된 하나님을 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신앙의 침체와 시험의 순간도 많았지만 하나님 안에서 믿음으로 나아갈 때 더 이상의 절망은 없었습니다. 삶의 절망적인 순간마다 새로운 소망을 주시고 영혼을 구원하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찬양을 올려 드립니다!

박스내용: 무사히 조카를 찾도록 도와주시고 회복시키신 하나님께서는 큰언니의 가정을 구원하셨으며 하나님을 더 깊이 알도록 저와 남편의 믿음을 강하게 붙들고 인도해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