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교구 조승원 형제

 
작년 초, 저는 회사에서 갑자기 부서를 폐쇄하는 바람에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어 어리둥절하기도 했지만 그때만 해도 얼마든지 다시 일을 구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습니다. 가진 기술에 자신이 있었고 회사 측에서도 다른 직장을 여러 군데 소개시켜 주었기 때문입니다. 몇 개월 간 여러 회사에서 연락이 왔지만 정작 가지는 않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전 회사보다 규모가 작았고 일적인 면에서도 제가 원하지 않는 환경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새롭게 직장을 구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졌습니다.

새로운 직장을 찾으려한 지 세 달이 넘게 되자 더 이상 오라는 회사가 없었습니다. 어떤 곳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고 시간만 흐르다 보니 너무나 답답했고 세상을 살아갈 의미가 없는 것 같아 괴로웠습니다. 답답한 마음에 겟세마네기도회와 새벽예배에 나와 기도하고 말씀을 읽는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도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직장을 구하는 저의 기도에 오히려 저에게 처음 연락이 왔었던 회사에 사과하라는 감동을 주셨습니다. 솔직히 연락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 곳에 다시 갈 마음도 없었고 연락할 당시 관계가 나쁘게 끝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주신 감동에 순종하자는 마음으로 회사에 전화를 했고 사과의 말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회사에서는 사과의 전화를 해 주어서 고맙다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또한 고등학교 시절 친구를 속여 얻어낸 천 원을 갚으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 친구는 고등학생 시절 친구들의 돈을 빼앗고 괴롭혔었는데 그 사실이 학교의 조사로 발각되었고 그동안 괴롭혔던 아이들에게 돈을 갚아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갚아야 할 금액을 물으며 돈을 돌려주었습니다. 그때 저는 그 친구에게 돈을 빼앗긴 적은 없었지만 별다른 양심의 가책 없이 천 원이라고 대답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 생각을 처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하나님의 감동이 한 달이나 계속되자 결국 졸업 앨범 속 그 친구의 전화번호를 찾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실 저는 그 친구가 이미 고등학교 때에 사고로 세상을 떠난 것을 알고 있었지만 하나님의 뜻이라 생각하고 무작정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러자 친구의 외할머니께서 전화를 받으셨고 그 친구의 어머니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셔서 연락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너무 난감했습니다. 갚을 돈이 크지 않을 뿐더러 시간도 이미 너무 오래 지났기 때문입니다. 어머님은 전화를 하게 된 저의 자초지종을 들으시고는 그저 자신의 아들을 기억해 주어 고맙다며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저는 하나님께서 왜 그 친구의 가족에게 연락할 마음을 주셨는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기도하는 동안 하나님께서는 또 저의 아버지를 사랑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제가 어릴 때부터 술로 가정을 힘들게 했고 저는 그런 아버지를 무관심하게 대해 왔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제 마음에 아버지를 사랑해야 한다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난 후 지난 번에 사과했던 회사에서 아직도 직장을 찾고 있으면 다른 회사를 소개시켜 줄 테니 가보라고 했습니다. 저는 새로운 회사에서 인터뷰를 했고 곧 직장을 다시 얻게 되었습니다.

그제서야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직장을 다니는 동안 나름 건강한 신앙생활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하나님을 향한 사랑의 마음은 식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교만한 생각대로 하나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기준에 맞는 방법을 찾아 헤맸고 주변에 가장 사랑해야 할 사람을 사랑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방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기도뿐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도를 통해 제 삶에서 묶여 있는 것들을 먼저 풀기 원하셨던 것입니다. 그것은 시간이 오래 지나서, 껄끄러운 마음이 아직도 남아서 쉽사리 손댈 수 없는 것처럼 보였지만 말씀에 순종할 때 생각보다 쉽게 풀렸습니다.

아직도 저는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알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히 알게 된 것은 그 분께서는 저를 향한 분명한 계획을 가지고 계시며 순종이 그것을 이루는 가장 빠른 길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분의 선하심을 신뢰하기에 이제 저는 하나님이 이끄시는 길에 어디든 순종할 결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고난을 통해 삶의 묶인 것을 푸시고 새로운 길을 열어 주신 하나님을 찬양하며 모든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박스내용 :이해할 수 없는 고난 가운데서 삶에 묶인 것들을 푸시고 보다 깊은 믿음으로 발걸음을 이끄셔서 새로운 직장을 얻게 하신 하나님께서는 그 분의 뜻을 발견하고 순종해 나갈 수 있는 결단을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