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구 백혜은 지역장

 
저는 결혼 전까지 하나님을 모르다가 착실히 신앙생활을 해 오고 있던 남편의 전도로 교회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남편을 따라 처음 나간 곳은 부천에 있는 한 감리교회였습니다. 여기서 저는 ‘예수님은 좋은 분!’이라는 신앙으로 시작해 즐겁게 애찬봉사와 성가대로 섬기며 구역장의 직분까지 감당하였습니다. 교회에서는 많은 직분들을 감당하고 있었지만 정작 가정에서는 남편의 잦은 이직과 성격차이로 인해 날이 갈수록 갈등이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남편을 원망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던 어느 날, 평소 신앙이 좋았던 친구가 저의 모습을 보고는 “예수님 믿으면서도 남편을 미워하는 신앙으로는 천국 갈 생각 어림 반 푼어치도 말라”며 일침을 놓았습니다. 그 한마디에 저는 마음이 가시로 찔리는 듯 했고 바로 아멘으로 순종하며 교회에 갈 때마다 회개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기도 가운데 온갖 죄악을 토설하면서 방언이 터져 나왔습니다. 그리고 꿈에서는 지옥에 관한 환상을 보게 되었고 하얀 십자가가 가슴에 박히는 등 여러 가지 영적인 체험을 하면서 성령님께서 분명히 계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성령님에 대한 확신이 생기자 저는 감리교회를 떠나 서울에 있는 순복음교회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순복음교회에 나가기 시작하자 얼마 뒤 남편도 자연스럽게 교회를 옮겼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불같이 뜨거운 성령님의 은혜와 인도하심을 받아 찬양인도, 성전꽃꽂이, 교회학교 교사, 구역장, 그리고 회계까지 각종 직분을 감당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좋았지만 너무나 많은 일을 하다 보니 결국 저의 영과 육은 지쳐 버렸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저는 집에서 가까운 우리교회에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새벽기도, 수요예배, 금요철야예배에 두 아이를 이끌고 다니면서 하나님께서는 엄청난 회개를 시키셨습니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로만 구원받을 수 있는 죄인 된 저의 모습을 발견하며 확실한 복음을 알게 되자 그 사랑이 너무나 감사해 전심을 다해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말씀이 깨달아지고 기도가 터지는 은혜를 받았습니다.

넘치는 감격에 그때부터 미술교사로 있는 중학교를 선교지로 삼고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과 사랑을 전하지 않고는 도저히 견딜 수 없어 하나님께 바울과 같은 자비량 선교사가 될 것을 서원하였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월요일, 수요일, 금요일마다 점심시간을 이용해 학년별로 100명씩 만나면서 5분 전도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기도하고 말씀을 암송하면 집에서 얼려서 가져간 미니 아이스를 나눠 주었습니다. 
학교에서 기독교 동아리를 만들어 찬양하고 전도하면서 보낸 시간이 이제 13년 정도가 되었습니다. 그 가운데 교감 선생님께 지적을 받기도 하였고 학생들의 반발과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는 등 핍박도 많았고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주님께서는 생활 속에 깊이 들어가 함께 호흡하는 생활전도를 더욱 기뻐하신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다 2년 전부터 교육부에서 인성교육을 적극 추진하면서 우리학교가 시범학교로 지정되었습니다. 저는 할렐루야를 외치며 그동안 수업해 오던 4월 ‘친구 사랑 알 공예’, 5월 ‘부모 공경 카네이션 만들기’, 7월 ‘나의 꿈 컵 공예’ 등의 수업 목표에 말씀을 넣기 시작했습니다. 복음 전도를 통해 학교가 복음화 되기를 기도하며 수업 중 담대히 말씀을 전했습니다. 정말로 놀라운 것은 말씀의 생명력이 학생들을 선하게 변화시키는 것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고 부끄러웠지만 점점 시간이 흐르면서 예수님의 참사랑을 전하는데 더욱 담대한 믿음을 부어 주셨습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하는데 저를 사용해 주시고, 남편은 교회의 성가대장으로, 딸은 교회학교 교사로서 귀중한 곳에 쓰임 받게 해 주셨습니다. 그 가운데 특히 저의 마음을 연단하시고 넓혀 주시는 하나님의 역사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춘기와 꿈에 대한 방황으로 늘 좌충우돌하는 중학생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아이들의 고민과 걱정을 품어 주고 인내로 바라보는 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고스란히 제 아들에게도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로 하여금 아들의 방황을 지켜볼 수 있는 마음을 미리 갖게 하신 것입니다. (2부에 계속)

박스내용 : 남편을 통해 신앙의 길로 인도하시고 불같은 성령의 체험과 귀한 직분까지 맡겨 주신 하나님께서는 학생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용기와 그들을 품을 수 있는 넓은 마음을 갖게 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