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어느 겨울날...

15교구 김영현, 이지은 지역장

 하나님께서 저를 그렇게 선택하여 부르실 줄은 정말 꿈에도 몰랐습니다. 아내와 처갓집은 하나님을 섬기는 기독교 집안이었고, 저와 본가는 제사와 전통을 귀하게 여기는 유교집안이었습니다. 특히, 저는 기독교를 너무 싫어했습니다. 제가 아는 기독교사람들은 너무도 외식적이었습니다. 학교에서도, 군대에서도, 사회에서도, 보통사람들보다 더 사악하고 더 괴롭히고 더 이기적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랑 결혼한 아내까지도 결혼 후 점점 하나님과 멀어지기 시작했고 그렇게 결혼한 지 1년이 넘어가면서 저희는 자리도 잡혀가고 아내가 임신도하고 너무도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여느 때처럼 병원에 갔는데 건강하게 잘 자라던 아이가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앞이 깜깜해지고 다리가 풀린다는 말을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의사선생님께서 설명을 해주시며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하시는데 아무생각이 나지 않고 눈물만 흘렀습니다. 아내가 제 눈물을 보면 더욱 힘들어할 것 같아 저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나왔습니다. 그렇게 집에 와서 우리는 저녁에 서로 끌어안고 한없이 울었습니다. 수술하는 날, 아내는 저에게 라디오 기독교방송을 틀어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는데 너무 속상했습니다. 그렇게 좋으시고 전능하신 분이 왜 이렇게 불행을 주시고 힘들게 하시는지 너무 화가 났지만 라디오를 틀어줬습니다. 아내는 편안해했고 그렇게 아이를 유산하고 말았습니다. 저는 그때 아내에게 뭐든지 잘해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중 아내가 제게 교회를 가자고 했습니다. 저는 싫었지만 거절할 수 없어 아내를 교회까지 바래다주고 데려오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그때까지도 그것이 하나님의 계획하심이라는 것을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어느날, 몸조리를 위해 아내를 처갓집에 보내고 우연히 혼자 집에 오는데, 순복음부평교회에서 나왔다며 서너분께서 제게 교회다니냐고 했습니다. 저는 다른 때 같았으면 모른다고 그냥 지나쳤을텐데, 그날은 이상하게도 “네. 저도 순복음부평교회에 다닐려고 생각중이에요” 이렇게 입술이 움직였습니다. 너무도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렇게 싫어하고 아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몇 번 갔었던 것 뿐인데, 어떻게 그렇게 말했는지 너무나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그러자 그분들이 반갑다고 하시며 다짜고짜 기도해주신다며 저희 집에 들어오시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기도를 해주시고는 문에 교회명패를 붙여주시고 가셨습니다. 저는 너무 황당하고 이상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아내에게 말해줬더니 웃으며 하나님께서 순복음부평교회로 부르시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때까지도 저는 생각도 없었고 아내도 이사 온 지 얼마되지 않아 교회를 찾아다니는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희안하게 매주 예배를 드리러가면 다른 교회는 예배가 다 끝났고 순복음부평교회만 시간이 맞아서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몇 주를 순복음부평교회만 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예배 후 집에 가려고 성전을 나오는데, 저를 위해 기도해주셨던 집사님께서 저를 알아보시고 처음 뵙는 전도사님께 기도를 받고 가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처음이라 아내 눈치를 보며 전도사님께 기도를 받는데 너무도 놀라운 일이 일어났습니다. 이사온지 한달정도 밖에 안 되었고 말씀드리거나 만난 적도 없었는데 아이에 대한 기도를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불연듯 ‘하나님이 정말 계신가?’하는 의문이 생겼고 드디어 불신의 벽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로도 계속 그 기도를 해주셨고 저의 단단하고 단단했던 불신의 벽은 그 단단함 만큼 빠르게 무너져갔습니다.  그렇게 의심 반, 믿음 반으로 교회에 다니던 중, 청년부에서 부흥회를 한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내가 같이 가자고 할까봐 두려웠습니다. 제가 아는 부흥회는 울고 불고 소리지르며, 몸을 떨고 흔드는 무서운 집회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아내는 제게 같이 가자고 했습니다. 저는 퇴근 시간이 늦어서 갈 수 없을 것 같다고 핑계를 대며 회피했지만 사실 두려움이 앞섰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부흥회하는 주가 되었고 저는 까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부흥회 전날 갑자기 회사에서 이번 주와 다음 주는 특별히 2시간 먼저 출근하고 2시간 일찍 퇴근하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이 소식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아내는 감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찍끝난다는데 저렇게 좋을까?’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니 아내가 입을 열었습니다. “사실 부흥회에 너무 가고 싶었는데, 혼자가기는 너무 힘들 것 같아서 둘이 같이 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나님께 2주 동안 기도를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을 하나님께서 들어주셨다고 너무 좋아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순간 제 마음에 ‘이건 우연이 아니야. 분명 누군가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그렇게 불신의 벽이 무너진 자리에 믿음이 생기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그 후로 저희 부부는 교회에 등록을 하고 새신자교육과 일대일교육을 들으며 신앙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교육을 받으면서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을 구주로 모셔들이긴 했는데, 제게 남은 숙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십일조 문제였습니다. 저는 ‘하나님 제가 하나님께서 시키시면 언제든지 십일조를 하겠습니다. 하지만, 왜 해야 하고 그것이 어떤 것인지 말씀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주세요. 그러면 하겠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제 마음이 변하려면 10년 정도 있어야 할 것 같네요.’ 하고 생각만 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하나님과 만나고 대화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중에 드디어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계획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장희열 위임목사님께서 지금도 또렷하게 생각이 날 정도로 단호하고 정확하게 십일조에 대한 설교를 하셨습니다. 특히, 말씀 중에 제 마음에 충격으로 다가온 것은 십일조를 드리지 않는 것은 하나님의 것을 도둑질한 것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저는 이상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하나님 것을 도둑질했다고? 모르고 짓는 죄도 죄이니 나도 죄인인가? 하나님께서 원하신다고?’ 그래서 기도했습니다. 느끼게 해달라고.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십일조를 계획하시고 저희에게 두 가지 테스트를 하셨습니다. 물질과 영적 테스트였습니다. 저는 회사에서 나날이 발전하고 있었지만 아내는 이사온 후 집에서 과외를 하며 집안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계속 집에 있어서인지 아내가 우울증 같은 것이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일자리를 찾고 있었는데 전에 다녔던 직장에서 연락이 왔다고 했습니다. 아내는 갈등을 하다가 급여부분이 맞지 않는다며 거절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다음날 다시 다른 조건을 제시하고 자꾸 같이 일하자며 연락이 온다고 했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하나님께 기도해서 물어보라고 말해주고 저 또한 기도를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앞으로 구역장도 해야 하고 나와 너를 위해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인데 그런 일을 시키느냐.’하며 아내에게 일을 시키지 말라고 응답을 주셨습니다. 저는 그 응답이 있은 후 바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혹시라도 연락이 오면 무조건 거절하라고 말해주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리고 저와의  통화가 끝난 후 오실 수 없는 시간이었는데 지역장님과 구역장님께서 갑자기 오셔서 이 일을 상의 했더니 제 아내에게 “하나님은 자매님이 주의 일을 하며 태의 열매 맺기를 원하신다”며 상담을 해주시고 가셨습니다. 그렇게 심방을 받고 난 바로 뒤에, 또다시 아내를 채용하기 원했던 회사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업무조건과 급여는 얼마든지 원하는대로 맞추어 줄테니 꼭 오라는 제안을 해온  것입니다. 아내는 파격적인 조건에 잠시 갈등을 했지만 그 모든 상황으로 볼 때, 하나님께서 원치 않으신다는 것을 확신하고 거절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회사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다시 생각해 보라고 아내를 설득하려 했습니다. 아내는 갑자기 예전에 회사 다닐 때 주일예배를 못 지키고 하나님과 멀어져서 있었던 생각이나서 다시한번 단호히 말했다고 했습니다. “이해하실 수 없겠지만 이것은 제가 믿는 주님의 뜻이 아닌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제 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하고 말했더니 그렇게 애타게 매달리던 회사에서도 알았다며 그제서야 포기를 했다고 했습니다. 그날 저녁 저는 아내에게 “남들은 우리를 미쳤다고 할꺼야? 하지만 하나님은 좋아하시겠지?” 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중대한 결심을 했습니다. ‘십일조를 하자.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사랑하시는데 우리가 하나님께 드려야지.’ 그렇게 마음을 먹고 바로 다음날 새벽기도에 가서 저희 부부는 ‘하나님, 정말 감사합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저희가 이렇게 행복하게 사는데 지금껏 그 뜻을 몰라서 죄를 지었습니다. 용서해주시고 이 귀한 십일조 꼭 받아주세요. 그리고 말라기에서 복을 쌓을 곳이 없을 정도로 주신다고 하신 약속대로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때에 복을 주세요.’ 하고 하나님께 간절히 감사기도를 드리고 십일조를 처음 드리게 되었습니다. 그때까지도 저희는 하나님의 선물을 생각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날 저녁 아내는 철야예배를 가서 그토록 간구하던 성령충만을 받았습니다. 저 또한 어머님의 디스크 수술 때문에 기도를 하던 중 철야예배에서 성령충만을 받았습니다. 또한, 기도하던 어머님의 디스크 치유도 수술이 위험하다고 해서 엄두도 못내고 있었는데, 너무나 쉽게 수술을 받으시고 깨끗이 치료를 받으셨습니다. 뿐만아니라 십일조를 하면서 다달이 수입이 늘어나기 시작했는데, 십일조를 드린 지 5개월 정도 지난 후에는 첫 십일조의 두 배까지 드릴 수 있는 기쁨까지도 느끼게 해주셨습니다. 하나님의 약속하신 선물은 너무도 크고 비밀스러운 축복이었습니다.

 이렇게 하나님의 품안에서 너무 행복하게 살고 있었지만 저는 남다른 고민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제사문제였습니다. 철저하게 제사와 전통을 중시하는 집안의 장손인 제가 제사를 거부한다면 집안은 말 그대로 난리가 날 것이 뻔했기에 감히 엄두도 못 내고 있었습니다. 설 명절을 앞두고 저는 제사에 대한 걱정으로 너무 두려웠습니다. 집안의 평안을 위해서는 형식적으로라도 절을 해야 했지만, 하나님께서 분명 그것도 안 된다고 말씀하셨고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기도만하면서 아버님께 말씀을 드릴 때를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설 연휴 이틀 전 이상한 꿈을 꾸게 되었습니다. 예전에 어렸을 때 살았던 집에 갔는데 어머님께서 굿을 한다고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왜 쓸떼없는 데 돈을 쓰냐고 화를 냈습니다. 하지만 어머님께서는 이번 한번만 하실 거라며 돈도 다 내서 어쩔수 없으니 그냥 자리만 지키라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검은 승용차를 타고 무당 한명과 으스스한 분위기를 풍기는 사람 두 세 명이 내려서 집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굿을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예수님을 잘 믿으면 영적으로 이겨서 굿을 못한다는 말을 들은 기억이 나서 무당을 째려보았습니다. 하지만 도리어 제가 무섭기만 했습니다. 저는 아직 믿음이 적은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그냥 앉아있었습니다. 그런데 굿이 특이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뛰고 그러는 것이 아니라 글귀가 적힌 종이 카드를 나누어 주며 차례가 되면 읽으라고 시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자 앞에서부터 순서대로 읽어오는데 저는 기독교인이므로 읽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카드를 밀어놨는데 그게 바닥에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무당이 저를 무서운 눈으로 소름끼치게 쏘아보면서 소리를 질렀습니다. ‘엄마가 잘못 되도 넌 괜찮냐?’ 그 말을 듣는 순간 갑자기 저는 무서웠지만 오히려 크게 소리쳤습니다. ‘예수이름으로 명하노니 악한 마귀야! 묶음을 받고 떠나갈 지어다. 떠나갈 지어다.’ 그렇게 예수님의 이름으로 물리치자 무섭게 노려보던 무당이 놀라서 주춤하더니 조그맣게 ‘아멘’하는 것이었습니다. 황당했습니다. 무당이 그것도 ‘아멘’이라니. 그렇게 꿈을 꾸고 새벽에 일어나서 기도를 한 후 아내를 깨워 꿈 이야기를 해줬더니 제사문제를 하나님께서 해결해주신것 같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 철야예배를 갔더니 장희열 위임목사님께서도 하나님께서 저의 영적싸움의 승리를 위한 설교를 해주셨습니다. 예배가 끝나고 교회를 나오는데 아내가 지금 본가에 가서 보혈의 피로 집을 덮어주시고 승리할 수 있도록 기도로 준비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명절이 며칠 남았지만 바로 떠났습니다. 그 때 본가로 가는 길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는 오로지 주님만을 의지하는 길이었습니다. 도착하자마자 저희는 방에 들어가 불을 다 끄고 이불을 뒤집어쓰고 둘이 엎드려 땀이 나도록 기도를 했습니다. 그리고 아침에 일어났는데 잘 알지도 못하고 부른적도 없었던 찬송이 입에서 저절로 흘러 나왔습니다. ‘영광 영광 할렐루야. 영광 영광 할렐루야. 영광 영광 할렐루야. 곧 승리하리라’ 나중에 알아봤더니 ‘찬송388장 마귀들과 싸울지라’라는 찬송이었는데 그때 상황과 너무도 맞아 떨어졌습니다. 더욱 신기한 것은 들었던 적도 없었던 찬송이 입에서 저절로 흘러나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아침부터 예수님의 보혈을 의지하여 담대함을 갖고 호시탐탐 아버님께 말씀드릴 기회를 찾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어느덧 밤 12시가 되었습니다. 아버님께서 주무신다고  방에 들어가시기에 용기를 내어 말씀드리러 따라 들어갔습니다. 그전에 계속 기도를 했었지만 막상 들어가니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계획하신 것이기에 성령님을 의지하며 말씀드렸습니다. “아버님! 저 하나님 믿잖아요. 그래서 말씀드리는데 내일 차례지낼 때 절하지 않고 기도하겠습니다.” 하고 말씀드렸더니 아버님은 한숨을 쉬시며 아무말씀이 없으셨습니다. 한참동안 정적이 흐른 뒤 아버님께서 “네가 그렇게 한다는데 어쩌겠니. 네 맘대로 해라.” 라고 하시는데 실망하신 듯 했습니다. 그러고는 서로 대화를 했지만 기억은 나지 않고 집안 분위기는 예상외로 조용했습니다. 평소같으면 큰소리가 나도 한참 났을텐데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조용히 방을 나와 제 방으로 들어갔더니 아내는 기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저 또한 영적승리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렸습니다. 눈물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드디어 제사를 지내는데 저는 선포한대로 기도를 드렸습니다. 친척분들은 뒤에서 장손인데 보기 좋지 않다며 말씀들을 하셨습니다. ‘어떻게 이긴 영적전쟁인데.’ 라는 생각에 모른척하며 기도를 드리고 나니 세상에서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예수님의 능력을 의지하여 아버님, 어머님, 동생, 처가 할머님이 구원받도록 영적전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전쟁도 이미 승리한 줄 믿습니다. 모든 저주와 사단의 권세를 깨뜨리고 승리하신 우리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