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교구 조호숙 구역장

우리 집은 일찍이 예수를 믿은 남동생의 간절한 기도와 전도 덕분에 저를 비롯한 부모님과 여동생 모두가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처음 나가게 된 교회는 여의도순복음교회였는데 솔직히 신앙이 있어서 나간 것은 아니었습니다. 교회를 빠질 때마다 들려오는 남동생의 잔소리가 듣기 싫어 주일만 겨우 나간 것이었습니다. 끌려가다시피 교회를 나가다 보니 예배를 드린다기보다는 그냥 앉아 있다가 나온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정도로 예배시간 내내 다른 생각을 하며 시간을 때우다 돌아오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던 중 성실하고 진실한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게 되었고 첫 아이가 세 살 될 쯤 부평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부평에 온 일 년 정도는 동네에 있는 장로교회에 나가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그런데 예배를 엉터리로 드리긴 했어도 순복음교회에서 받은 은혜가 있었던지 뜨겁게 예배드리던 순복음의 예배가 그리워졌습니다. 그래서 교회를 옮겨야 하나 고민하던 중 마침 저와 같은 층에 사는 집사님의 전도를 받아 순복음부평교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전에는 순복음교회를 다니면서도 순복음 신앙이 좋은 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일 년 동안 장로교에서 신앙생활을 하다 보니 우리 교회에서 뜨겁게 드리는 예배가 얼마나 은혜롭던지 예배 때마다 감사와 기쁨이 넘쳐났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위임목사님의 설교와 뜨거운 기도 분위기 속에서 믿음이 쑥쑥 성장하게 되었고 교구장님의 권유로 성전이 준공되어질 때쯤 여성봉사회에서 봉사도 시작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런 저희 가정에 은혜를 부어 주셨고 남편도 일 년에 두 번씩이나 승진하는 축복을 주셨습니다.

하나님께 축복을 받아 물질적으로 어려움 없이 풍족한 생활을 하는 가운데 구역장과 지역장의 사명을 받아 기쁘게 주님의 일을 감당하며 신앙생활하던 중 저희 가정에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남편이 사기를 당하는 바람에 받아야 할 큰돈을 받지 못하게 된 것입니다. 그 당시 저희 가정은 대학에 다니고 있는 딸과 입시를 준비하는 아들이 있던 때라 교육비가 어마어마하게 들어갔는데 수입이 끊기게 되니 집안 살림에 큰 타격을 입게 되었습니다.

진짜 신앙은 위기 속에서 증명된다고 하던가요? 집안에 이런 위기가 닥치자 저의 신앙도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지역장의 사명을 감당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아이들의 교육비를 감당하기 위해서 일하러 나가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마음속에 지역장의 사명과 직장을 구하는 일 사이에서 갈등하던 중 우연히 집에서 가까운 빵집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저는 하나님께 비록 세상에 나가 돈을 벌더라도 절대 신앙생활을 소홀히 하지 않겠다는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하고 지역장의 사명을 뒤로한 채 빵집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직장에 나간 처음에는 구역 식구들과 협력 지역장에 대한 미안함에 마음이 불편했지만 막상 월급을 받고 보니 그런 불편한 마음도 잊혀졌습니다. 그렇게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일을 하면서 신앙생활은 나태해지게 되었고 주변에서 사명의 자리로 돌아오라는 소리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며 일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교회에서 홍해 40일 작정기도회가 선포됐는데 그 기도회가 어쩐지 하나님께서 저를 부르시는 음성처럼 들려져 큰마음 먹고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기도회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저를 기다리고 계셨다는 듯이 기도만 하면 폭포수와 같은 위로와 사랑을 부어 주셨고 설교는 하나같이 저를 위해 하시는 말씀처럼 가슴속에 콕콕 박혀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은혜 가운데 작정기도회를 참석하던 중 하나님께서 이제 그만 사명의 자리로 돌아오라는 음성을 계속해서 들려주셨습니다. 처음에는 하나님의 음성이 아닐 거라 생각하며 외면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 하나님께 조금만 더 일하고 돌아갈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런데 순간적으로 하나님께서 이렇게 나를 참아주시고 기다려 주셨는데 계속 불순종했다가 큰일나지 하는 생각이 들면서 이게 하나님이 보내 주시는 사인이라는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어 빵집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년 동안 세상 속에 있다 온 저의 신앙은 무뎌질 대로 무뎌졌고 교구장님께서 지역을 하나 세워 부흥시키라며 지역장의 사명을 주셨는데도 차일피일 미루며 사명 감당하기를 꺼리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드디어 직접 저를 부르시기로 작정하셨습니다. (2부에 계속)

박스 내용: 하나님의 축복을 받아 생활도 신앙도 평탄하던 삶에 물질적인 어려움이 다가오자 저는 믿음 대신 돈을 선택했습니다. 그러나 저를 너무도 사랑하신 하나님께서는 홍해 40일 작정기도회를 통해 저를 다시 불러 주시고 깨우쳐 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