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구 주은정 집사

 

저는 하나님을 모르는 가정에서 태어나 혼자 신앙생활을 하다가 3대째 기독교 집안에서 자란 남편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저희 부부에게 아들과 딸을 선물로 주셨고 남편의 직장을 따라 인천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로 순복음부평교회로 인도함을 받아 이곳에서 믿음이 성장하게 되었고 가정도 평탄한 축복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들이 다섯 살쯤 되었을 때 제게 문제가 찾아왔습니다. 말씀읽기와 기도로 태교하며 교육한 아들은 자아가 발달하는 시기에 이르면서 제 말에 거부반응과 함께 고집을 부리기 시작했고, 저는 그런 아들의 모습에 견딜 수 없는 분노를 느꼈습니다. 문제의 원인이 아들에게 있다고 생각한 저는 세상에서 말하는 좋은 자녀교육법을 찾아 아들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지만 아들은 조금도 변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저만 더 힘들어졌습니다. 그렇게 눈물로 일 년 가까이 기도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제가 기도하는 가운데 위임목사님의 말씀을 통해 문제가 아들에게 있지 않고 아들을 내 것으로 소유하려고 욕심 부린 죽지 않은 제 자아에 있음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사실 저는 30년 동안 교회에 다니면서도 목사님이 우리가 죄인이라고 말씀하실 때마다 도덕적으로 착하게 살아온 내가 왜 죄인인지 마음으로 깨닫지 못했고 십자가의 사랑도 지식적으로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아들과의 문제를 통해 저 자신을 돌이켜 보니 그동안 제가 생각하고 말하는 모든 것이 하나님 앞에 죄 짓는 것뿐이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예배 중에 선포되는 위임목사님의 말씀을 통하여 제 스스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수시로 거역하면서 아들이 제 말에 거역하면 분노를 견디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제가 바리새인보다 더 악독한 말로 아들의 영혼을 살인하는 자요, 회칠한 무덤같이 속이는 자였던 것입니다. 이런 저에게는 아무런 소망이 없고 오직 예수님만이 저와 아들의 소망이 되심을 알게 해 주셨습니다. 그 후로부터 2년은 아들과의 싸움이 아닌 아들을 사이에 둔 하나님의 주권과 나의 소유욕으로 인한 싸움이 끊임없이 이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예배를 통해 계속해서 저의 문제를 들추어 내셨지만 저는 결국 아들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지 못한 욕심으로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딸과 함께 60세쯤 되어 보이는 여자 기사님이 운전하는 택시를 타게 되었습니다. 택시 안 오디오에서 들려오는 성경 말씀을 듣고 반가운 마음에 저도 성도임을 밝히자 그분은 갑자기 제게 부탁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타는 엄마들에겐 꼭 이야기하신다면서 말입니다. 그분의 이야기는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가르치지 말고, 잘 못한다고 다그치지도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자녀는 우리의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이 잠시 우리에게 맡기신 하나님의 자녀니 우리의 역할은 자녀를 끊임없이 품어 주고 사랑한다고 말해 주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자녀에게 우리 때문에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을 전해 주는 것이 부모가 할 일이라고 하시면서 자녀들이 부모의 말을 거역하는 것은 부모들이 바리새인 같은 정죄함으로 자녀들을 교육한 씨앗을 거두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그동안 아들과 제가 왜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하나님께서 그 기사님을 통해 말씀해 주시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자녀가 하나님의 소유라고 입술로 말하면서도 마음과 행동으로는 온전히 내려놓지 못했던 저의 욕심을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저에게 하나님께서는 다음세대를 위해 눈물로 기도하라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저는 다음 세대에 소망이 없다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것은 다음세대가 타락해서 벌어진 그들의 잘못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음세대에 소망이 없는 것은 우리의 자녀들이 세상 문화에 빠지고 타락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가슴을 찢는 애통함 없이 걱정만 하고 기도하지 않은 우리 부모세대 때문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위임목사님의 말씀처럼 다음세대의 소망은 우리 교회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두 성령으로 충만 받고 예수 중심의 삶을 살아가는 것뿐임을 깨달으며, 요한복음 3장 16절에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하지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라”는 말씀을 붙잡고 죄와 유혹이 가득한 세상에 던져진 우리 자녀들에게 복음을 심어 주고 아버지의 마음으로 애통하며 기도하는 부모가 되리라고 결단하였습니다.

지금도 아들을 온전히 하나님께 맡기지 못하는 죽지 못한 제 자아가 불쑥불쑥 튀어나오려 할 때마다 실망하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들과 저를 도우시는 성령님이 계시기에 다시금 힘내어 일어서 봅니다. 그리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저보다 더 힘이 들었을 제 아들에게 잘 견뎌 주어서 고맙다는 말을 전하며, 그 시간을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영광을 주신 아버지께 감사와 찬송을 올려 드립니다.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