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교구 조계자 권사

질병의 고난에서 저를 건져 주신 하나님은 저의 자녀들의 삶도 인도해 주시는 좋으신 하나님이셨습니다. 저의 자녀들은 모두 좋은 배우자를 만나 부족함 없이 잘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록 저의 삶은 고난의 연속이었지만 자녀들의 삶은 평탄하게 인도해 주셔서 저는 하나님께 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7남매 중 외아들이 회사 생활을 잘하다가 어지럽고 미식거리며 우울증이 심해 회사에 다니지 못 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것도 소식을 바로 들은 것이 아니라 회사를 그만둔 지 6개월 만에 듣게 되었습니다. 아들의 우울증과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동안 저의 몸이 아픈 고통은 얼마든지 참을 수 있었는데 아들이 아파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고통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부모로서 아무것도 해 주지 못한다는 것이 저를 너무 힘들게 했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며느리까지 생활고로 더는 힘들어 못 살겠다며 아들과 이혼하겠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며느리를 달래고 위로도 해 보았지만 그런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저는 오직 기도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혼자 기도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야고보서 5장 15절에서 16절에 “믿음의 기도는 병든 자를 구원하리니 주께서 그를 일으키시리라 혹시 죄를 범하였을지라도 사하심을 받으리라 그러므로 너희 죄를 서로 고백하며 병이 낫기를 위하여 서로 기도하라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큼이니라”는 말씀을 의지하여 중보기도를 요청했습니다. 기도제목을 서른다섯 장 써서 염치를 불고하고 우리 교회 목사님들과 아는 교구장님들께 기도 부탁을 드렸습니다. 그리고 중보기도실에도 기도제목을 내놓았습니다.

아들이 고통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세상 부모 마음은 다 같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마흔네 살에 자궁암에 걸려 그때부터 지금까지 온갖 병에 시달리며 살았지만 이렇게까지 많은 사람에게 기도 부탁한 일은 없었습니다. 부끄럽기도 하고 염치 없다는 생각 때문에 말입니다. 하지만 아들이 아프고 보니 염치고 뭐고 생각할 여지가 없었습니다. 제가 아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기도부탁을 하게 되고 오죽하면 아들을 치료만 해 주시면 아버지 앞에서 춤도 출 수 있다고까지 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렇게 믿음의 기도들이 모이자 하나님께서는 기적처럼 아들의 병을 깨끗하게 고쳐 주셨습니다.

그런데 사람의 욕심은 끝도 없는 것 같습니다. 아들이 우울증으로 괴로워할 때는 치료만 되면 소원이 없을 것 같았는데 막상 낫고 보니 이제 일자리가 걱정되었습니다. 현재 마흔네 살인 아들은 나이가 많다 보니 취직한다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아들이 좋은 회사, 좋은 사장 만나서 열심히 일도 하고 하나님도 섬길 수 있으며 정년퇴직할 때까지 건강하게 다닐 수 있도록 인도해 달라고 열심히 기도드렸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는 지난 추석이 지나고 10월 1일부터 일할 수 있는 회사로 아들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번 고난을 통해서 저의 아들은 시들었던 믿음도 회복하여 교회에 잘 다니고 있으며 며느리 또한 힘들었던 시간을 통하여 저와 함께 교회에 나오며 아들과의 관계도 회복하고 힘든 고비를 잘 견뎌내게 되었습니다.

시편 23편 1절에서 3절에 “야훼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라는 말씀처럼 저의 아들의 길을 열어 주시고 부족함 없이 채워 주신 하나님 은혜에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생각하면 찬송가의 가사처럼 하늘을 두루마리 삼고 바다를 먹물 삼아도 주신 은혜들을 다 기록할 수가 없습니다. 이 모든 영광 하나님께 올려 드립니다. 할렐루야!